📍 57년 동안 닫혀 있었던 ‘그곳’
대한민국 최대 벚꽃 축제인 진해 군항제가 열리는 경남 창원시 진해구.
이곳은 매년 봄 수백만 명이 찾는 벚꽃 명소지만, 사실 그동안 단 한 사람도 들어갈 수 없었던 숨겨진 벚꽃길이 존재했습니다.
바로 ‘웅동수원지’입니다.
진해구 웅동2동에 위치한 이 수원지는 1967년부터 군사 및 수자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민간인 출입이 통제되어 있던 지역입니다. 그러나 2024년 봄, 무려 57년 만에 처음으로 일반 시민에게 개방되면서, 지금까지는 지도에서만 존재했던 아름다운 벚꽃 군락지가 드디어 우리 눈앞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곳은 오랫동안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인공적인 정비 없이도 그대로 살아 있는 자연의 벚꽃길을 간직하고 있으며, 그만큼 이번 개방은 단순한 관광 개방이 아니라, 도시 속 숨겨진 봄의 비경이 복원된 순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웅동수원지는 어떤 곳인가요?
웅동수원지는 원래 진해 지역의 상수도를 공급하기 위해 만들어진 인공 저수지입니다.
하지만 군사 보호구역과 수질보호구역으로 이중으로 지정되면서 반세기 넘게 민간인의 접근이 철저히 통제되어 왔습니다.
이 지역은 진해 해군기지와도 가까운 전략적 지역이기 때문에, 단순한 생태 보전뿐 아니라 국가 안보적 이유로도 완전히 폐쇄된 공간이었습니다. 그 결과, 수원지를 따라 이어지는 도로와 숲길, 벚꽃나무 수백 그루가 도심 속 자연의 타임캡슐처럼 남아 있었던 것입니다.
이번 개방은 창원시와 군 당국의 협의로 특정 기간 동안, 제한된 인원과 탐방로에 한하여 이루어졌으며, 앞으로 단계적으로 상시 개방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에 있습니다.
🌸 왜 ‘벚꽃 군락지’인가요?
웅동수원지를 따라 조성된 산책로는 왕벚나무가 줄지어 심어진 벚꽃길로 유명합니다.
다만 그동안은 일반인의 접근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외부에서는 이 풍경을 전혀 볼 수 없었습니다.
57년간의 봉인 덕분에, 이곳의 벚꽃나무는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채 자연스레 자라고 번식해왔습니다.
특히 웅동수원지 둘레길 중 일부 구간은 수십 미터에 걸쳐 양쪽에 벚꽃이 터널처럼 이어지며, 햇살이 꽃잎 사이로 스며드는 장면은 마치 자연 다큐멘터리의 한 장면처럼 아름답습니다.
게다가 개화 시기에는 꽃잎이 바람에 흩날리며 수면 위에 고요하게 내려앉는 모습까지 볼 수 있어, "진해 벚꽃 명소 중에서도 가장 순수한 ‘비밀 벚꽃길’"로 꼽히고 있습니다.
🚶 언제, 어떻게 갈 수 있나요?
개방예정일 : 2025.0320(목요일) ~ 04.19(토요일) 예정
2024년 기준으로는 군항제 기간 중 일부 일정에 맞춰 사전 예약제로 부분 개방되었으며, 입장은 창원시 홈페이지 및 웅동수원지 특별 탐방 예약 시스템을 통해 접수 받았습니다.
올해(2025년)에도 동일한 방식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크며, 방문 전 온라인 사전예약과 신분증 지참이 필수입니다.
진입 시간과 동선은 군과 협의된 구간만 가능하며, 탐방 시간 역시 제한되기 때문에 일정 계획을 미리 세우는 것이 좋습니다.
주의할 점으로는,
- 음료 외 음식물 반입 금지
- 지정된 탐방로 외 이동 제한
- 드론 및 전문 촬영장비 사용 금지
등이 있으며, 이 모든 규칙은 생태 보호와 안보 보안을 위한 조치입니다.
📸 꼭 가야 하는 이유
웅동수원지 벚꽃군락지는 단순히 예쁜 풍경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곳은 무려 반세기 동안 잠들어 있던 진해의 마지막 비공개 벚꽃길로서, 그 자체가 시간이 멈춘 자연의 풍경이며, 사람 손이 닿지 않은 진짜 벚꽃의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는 곳입니다.
군항제의 여좌천, 경화역, 진해루 등도 물론 멋지지만 많은 인파와 상업적 요소로 인해 고요한 벚꽃 감상은 쉽지 않습니다.
그에 반해 웅동수원지는 정적 속에서 벚꽃의 속삭임을 듣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입니다.
또한 이곳은 향후 국가생태유산 또는 안보·생태 교육의 장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어, 지금처럼 제한적 개방이 이뤄지고 있는 시점에 방문하는 것이 더욱 의미 있는 일입니다.
🎯 결론 – 57년의 기다림 끝에 드디어 열린 벚꽃길
진해에는 이미 너무나 많은 벚꽃 명소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웅동수원지는 시간이 만든 장소라는 점에서 다른 의미를 갖습니다. 57년간 닫혀 있었기에 지켜낼 수 있었던 자연, 그리고 그만큼의 시간 끝에야 우리가 발을 들일 수 있게 된 소중한 공간.
웅동수원지 벚꽃군락지는 단순히 ‘어디서 예쁜 벚꽃을 볼까’라는 질문을 넘어서, ‘어떤 장소에서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벚꽃을 만날까’라는 고민에 가장 근사한 해답이 되어줄 것입니다.
올해 진해에 가신다면, 꼭 한번은 이 숨겨진 정원을 경험해보시길 바랍니다. 그곳에서 피어나는 벚꽃은, 그동안 우리가 몰랐던 진해의 또 다른 얼굴입니다.